우리는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40년 가까이, 이메일, 월드 와이드 웹, 닷컴, 소셜 미디어, 모바일 웹, 빅 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 인터넷의 초기 형태와 가은 다양한 신기술을 접해 왔다. 이러한 기술들은 검색, 협업, 정보 교환에 소요되는 비용을 비약적으로 줄여 주었고, 다양한 분야로의 진입 장벽을 허물어뜨렸다. 그 결과 새로운 매체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더욱 쉽게 활용할 수 있고, 새로운 방식의 유통망이 활성화되며, 조직화가 쉬워지고,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디지털 벤처 사업도 가능해졌다.
전반적으로, 인터넷은 접속하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나, 비즈니스와 경제 활동에는 심각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서로가 누군지 정확히 알기 어려우며, 은행 또는 정부가 확인해 주지 않는 이상 서로를 믿고 돈을 거래할 수 없다. 이러한 중개 수단은 상업적인 이윤이나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우리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 일대일로 정보를 나누는 피어투피어(Peer To Peer, P2P) 세상이 도래했지만 정치, 경제적 이익은 여전히 평등하게 분배되지 못하고 있다. 권력과 풍요는 오직 기득권자들에게 집중된다. 그들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더라도 이러한 현상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램프의 요정 같은 신뢰 프로토콜을 찾아서
기술은 풍요를 가져오는 만큼이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기술은 선과 악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현상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기술을 등에 업은 사람들은 유례없는 새로운 방식으로 서로의 권리를 평가하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다. 온라인 통신과 온라인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사이버 범죄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반도체의 처리 능력이 매년 두 배씩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은 사기꾼과 절도범의 능력 또한 두 배로 늘려 놓았다. 이러한 현상을 무어의 위법(Moore’s Outlaws)이라 부르며, 스팸 메일, ID 도둑, 피싱 사기꾼, 스파이, 좀비 파머, 해커, 악플러 데이터 내퍼(데이터 볼모용 랜섬웨어를 유포하는 범죄자) 등은 당연히 이러한 범죄자들에 포함된다. 물론, 사이버 범죄의 유형은 그치지 않는다.
1981년, 개발자들은 인터넷에서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보안, 암호 내장 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아무리 제반 과정을 개선해도, 제삼자가 끼어드는 탓에 늘 빈틈이 발생했다. 사용자들은 신용카드로 결제하기 위해 너무 많은 개인 정보를 입력해야 했고, 그러다 보니 보안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소액 결제에 쓰이는 거래 비용이 지나치게 높았다. 1993년, 데이비드 샤움(David Chaum)이라는 영민한 과학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가 떠올린 이캐시(eCash)는 기술적으로 완벽한 제품이었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인터넷에서 안전하게 익명으로 결제 가능했다. 페니, 니켈, 다임 등을 전자화폐 형식으로 전송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었다. 워낙 완벽하다 보니,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IT 기업들은 그들의 소프트웨어에 이캐시를 삽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온라인 고객들은 도통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관심이 없었다. 결국 샤움이 네덜란드에 세웠던 디지캐시(DigiCash)는 1998년 파산했다.
비트코인의 조상격인 최초의 전자화폐 이캐시(eCash)는 소비자들의 적은 수요로 파산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 비트코인(Bitcoin)의 태동이 시작되다
그로부터 10년 지난 2008년, 전 세계의 금융 산업이 붕괴되었다. 때맞춰 나카모토 사토시(Nakamoto Satoshi)라는 익명을 쓴 누군가가 P2P식 전자 결제 시스템을 위한 새로운 프로토콜을 구상했다. 이 전자 결제 시스템은 비트코인이라 불리는 암호화폐를 사용했다. 암호화폐는 국가가 발행하거나 통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법정화폐와는 구별되었다. 이러한 프로토콜은 분산 계산 방식을 통해 일련의 규칙을 수립했고, 이러한 규칙 덕분에 믿을 만한 제삼자의 검증을 거치지지 않고서도 수십억 개의 디바이스를 통해 교환되는 데이터의 진실성을 보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절묘한 작동은 컴퓨터로 돌아가는 세상에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파문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편, 이 세상을 흥분시키고 긴장시키며 들불처럼 퍼져 나가 비즈니스, 정부 기관, 개인 정보 전문 변호사, 사회 운동가, 대중매체 이론가, 저널리스트 등을 비롯한 거의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 분산형 신뢰 네트워크는 유한한 존재들 사이에 신뢰를 불어넣는다. 이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둘, 아니 그 이상의 당사자들 사이에서 신뢰할 수 있는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또한 개인 각자의 이해관계가 집합적으로 작동해 이러한 거래를 성사시키며, 대규모 협업으로 말미암아 거래의 진실성이 보장된다. 이러한 프로토콜이 전지전능한 절대자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의 실체가 막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를 가리켜 신뢰 프로토콜(Trust Protocol)이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블록체인이라 불리는 분산 원장(Distributed Ledger)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앞서 말한 프로토콜은 이러한 블록체인의 근간을 구성한다. 블록체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이다. 이와 관련된 기술을 복잡하나 여기에 깃든 주된 발상은 간단하다. 블록체인을 통한다면 은행, 신용카드사, 페이팔(Paypal)을 거치지 않고서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돈을 무사히 보낼 수 있다.
이로써 인터넷은 ‘정보의 인터넷(Internet of Information)’이라기보다는, ‘가치의 인터넷(Internet of value)’ 또는 ‘금전의 인터넷(Internet of Money)’으로 탈바꿈하며, 모든 사람에게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플랫폼으로도 작동한다. 최소한 구조적으로 기록된 정보에 관해서라면 무엇이 진실인지 알려 줄 수 있다. 이는 최근에 부상 중인 웹 3.0(Web 3.0)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블록체인의 근간은 오픈 소스 코드다. 누구나 공짜로 내려받아 실행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해 온라인 거래를 관장하는 새로운 툴을 개발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블록체인 메인넷과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은 종래의 산업구조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잇다.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결정적인 분기점에 서 있다. 이 물결을 타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지 아니면 혁신을 두려워하여 퇴보할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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