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행동경제학이라는 단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모든 소비자는 경제적 선택을 함에 있어서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심사숙고한 끝에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기반의 무의식적인 심층심리와 반사신경 등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과학적 증명방법을 통해 일부 밝혀졌다.
소비자는 어려운 경제적 결정을 내릴 때 냉철한 이성논리에 기반하는 확실한 근거에 의해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주변사람들의 입소문, 그리고 그 날의 기분, 몸의 건강상태,얼마 전에 본 영화나 유행이나 트렌드 등에 따라 ‘무심코’ 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행동경제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이는데 어려운 경제적인 요인일수록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여 불안해지고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하여 신빙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관계없이 주변의 어떠한 정보라도 받아들여 경제적 판단의 근거로 삼는다는 것이다.
날씨와 환경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본문에서는 날씨와 환경이 이러한 경제적 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고자 한다. 먼저 날씨가 경제적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미국에서 15년 동안 26개국의 주식시장을 관찰한 결과, 햇빛의 양과 시장성의 관계는 수학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맑은 날에는 매수가 더 많이 발생하여 시장이 더 자주 상승하고 흐린 날엔 잦은 매도세에 의해 더 자주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연구자이자 금융학 전공 교수인 데이비드 허쉬라이퍼(David Hushleifer)와 타일러 셤웨이(Tyler Shumway)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햇빛이 매료되어 기분 좋은 마음과 긍정적인 경제적 환경을 잘못 연결짓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설적인 금융학 교수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의 말에 따르면, 주식 시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저울과 같지만 단기적으로는 투표 집계기와도 같아서 우리가 투표를 할 때 미리 선택한 후보나 정책사안이 없다면 그 날의 기분이나 며칠전의 경험 등에 의해 근거없이 투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환경에 대한 ‘인식’도 경제적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한 행동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대기의 질(Quality)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사람들의 야외활동 참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의 야외 활동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주로 기상조건, 특히 강수 및 더위, 추위, 풍속과 같은 기상학적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기의 질 수준 또한 야외활동 참여여부에 대한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의 결과를 살펴보면 사람들은 야외 외출을 결정할 때 대중의 인식이 낮은 시기에는 ‘보통’ PM 조건에서 오염요인보다는 기상조건을 먼저 고려한다. 무의식적으로 ‘보통’ 레벨이라면 건강에 큰 위험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외출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은 시기 즉, 황사나 코로나 바이러스 등에 의해 대중적인 인식과 건강에 대한 걱정심리가 한껏 높아진 시기에는 ‘중간’ PM 조건에서 날씨와 오염요소를 모두 고려하기 시작했고 외출하지 않기 시작하면서 실제의 수치보다 오염수준을 4-5 배 더 심각하게 체감했다. 즉 오염에 대한 인식이 높을 때 오염기준수치의 개인적인 임계점이 더 커진 것이다. 예를 들어 대기오염에 대한 인식이전에는 오염도 120을 기준으로 외출여부를 결정했지만 인식이후에는 오염도 70이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오염도 120이면 위험한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대한 외부적인 위협을 과소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PM 수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급격히 증가한 주요 원인은 2013 년 10 월 세계 보건기구 (WHO)가 PM을 발암물질로 처음 발표한 시기로 추정되는데 이와 같이 공신력 있는 기관의 발표가 일어나면 신문이나 뉴스 등 매체에서 보도되기 시작하고 요즘 같은 SNS가 발달한 시대에는 빠르게 입소문으로 전파되어 인터넷 검색량과 사건 인식이 증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후 마스크, 공기청정기, 집진기 등 관련물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었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이성적 인간이 경제적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감정적이 된다
위와 같은 두 사례를 살펴보면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내리는 경제적인 선택은 사실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인간은 이성적이지만 동시에 감정적이기 때문이며 경제적 판단은 두 가지가 모두 상호작용하기 때문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문제 혹은 결정과 연관된 감정이 우리의 생각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그들 중 좋아하는 스포츠 팀 때문에 보험 혹은 신용카드, 또는 투자 등에 관련한 결정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깊게 인지하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즉 자신이 결정을 내리면서도 그것이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성에 의한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거나 업계에서 적용하고 있는 마케팅 기법은 이러한 행동경제학, 심리학과 연관이 깊고 신경경제학이라는 또 다른 학문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채로 감정이나 주변환경에 근거한 미흡한 경제적 선택은 사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시장의 경제논리가 적용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 이러한 ‘마음의 유혹’에 저항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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